CCTV 사각지대 악용한 공무원, 항소심서 징역 7년 구형
시청 업무를 통해 파악한 폐쇄회로(CC)TV 위치 정보를 이용해 감시 사각지대에서 마약을 숨기고 수거한 공무원과 동거녀에게 항소심에서도 중형이 구형됐다. 공무원 신분으로 마약 운반책 역할을 하며 다량의 마약류를 취급한 혐의를 받는 이들에게 검찰은 1심과 같은 형량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18일 예정돼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소청은 이날 수원고법 형사2부(김건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경기도 내 모 시청 소속 30대 공무원 A씨의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30대 동거녀 B씨에게도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두 사람에 대한 구형량은 1심 당시와 동일하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수원 등지에서 마약 운반책인 이른바 ‘드라퍼’로 활동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드라퍼는 상선의 지시에 따라 마약류를 특정 장소에 숨겨두거나 이를 찾아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반에 관여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상선의 지시에 따라 마약류를 은닉하고 수거했으며, 그 대가로 가상자산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마약류 취급 규모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 등은 약 150차례에 걸쳐 필로폰 115g을 은닉하거나 수거하는 등 관리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함께 합성 대마와 엑스터시 등 여러 종류의 마약류를 소지하거나 직접 투약한 사실도 조사됐다. 단순히 마약류를 보관하거나 운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마약을 취급한 혐의가 적용된 것이다.
특히 A씨는 시청에서 도로 청소차 관리 업무를 수행하며 알게 된 CCTV 위치 정보를 범행에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무를 통해 파악한 감시 사각지대를 골라 마약류를 숨기거나 수거하는 방식으로 수사기관의 감시를 피하려 했다는 것이다. 공공 업무를 수행하며 취득한 정보가 범행에 악용됐다는 점에서 사건의 경위에도 관심이 쏠렸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와 B씨가 상당한 불법 이득을 취득한 점 등을 고려해 죄책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다만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점 등을 양형에 반영해 A씨에게 징역 2년, B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공소청은 이에 불복해 진행된 항소심에서도 1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7년과 징역 5년을 각각 요청했다.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 측 변호인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선처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와 B씨도 최후진술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다며 재판부에 관대한 판단을 호소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어린 자녀에게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고 어머니에게도 불효를 저질렀다며 후회 속에서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처를 받는다면 책임감 있고 성실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범행으로 인해 가족에게 미친 영향을 언급하며 앞으로는 성실하게 생활하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B씨 역시 마약에 빠지게 된 이유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마음과 호기심을 들었다. 그는 한 번 더 기회를 얻는다면 일상의 소중함을 되찾고 경제적으로 자립하겠다는 취지로 선처를 호소했다. 두 사람 모두 재판부에 반성과 향후 생활에 대한 의지를 밝히며 형량을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사건의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8일 오후 2시 수원고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재판부가 1심 판결과 항소심에서 제기된 주장 등을 어떻게 판단할지 주목된다. 공소청이 1심과 같은 형량을 구형한 가운데, 최종 형량은 항소심 재판부의 선고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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